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유혈충돌'…"100명 이상 부상"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유혈충돌'…"100명 이상 부상"
  • 서재하 기자
  • 승인 2019.05.02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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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이도 "'자유작전' 막바지" 봉기 촉구…'파란마스크' 군인 수십명 시위 동참
- 마두로 "쿠데타 실패했고 군 충성 변함없다"…장갑차 시위대 향해 돌진
파란색 마스크 작용한 과이도 지지 군인. [사진=독자제공·로이터·연합]
파란색 마스크 작용한 과이도 지지 군인. [사진=독자제공·로이터·연합]

[월스트리트경제TV= 서재하 기자]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을 주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군의 봉기를 촉구하고 나서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가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변함없는 군 장악력을 과시하며 일찌감치 "쿠데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과이도 의장의 호소에 동조하는 대대적인 군의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오는 1일 군과 시민 모두 거리로 나오라며 대규모 시위를 강행하기로 해 베네수엘라 혼란이 정점을 맞을 전망이다.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군인과 시민의 일부는 얼굴에 파란색 마스크를 쓰거나 어깨에 파란색 완장이나 리본을 착용했다.

과이도 의장은 "'자유 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며 "국민과 군이 하나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을 향해 마두로 퇴진을 위해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

지난달 30일 시위에선 과이도 의장은 지지하는 수십 명의 군인이 카라카스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에 동참해 마두로 대통령측 병력과 충돌했다.

또 최소 25명의 베네수엘라 군인이 카라카스의 브라질 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브라질의 고위 관료가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과이도 의장이 군과 함께 정권 퇴진 압박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란색 완장을 친 과이도 지지 시민. [사진=연합]
파란색 완장을 친 과이도 지지 시민. [사진=연합]


영상 속에는 2014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수감생활을 하다가 2017년부터 가택연금 중이던 레오폴도 로페스 전 카라카스 시장도 등장해 과이도 의장과 뜻을 같이하는 군인이 자신을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가택연금서 벗어난 로페스는 가족과 함께 주 베네수엘라 칠레 대사관으로 피신했다가 스페인 대사관으로 옮긴 뒤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

로페스 전 시장은 과이도 의장의 '정치적 멘토'로 대표 야당인 민중의지당을 이끌었으며 마두로 대통령이 실각할 경우 실시될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영상이 공개된 후 카라카스 거리엔 반정부 시위자들이 쏟아져나와 마두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수만 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한 진압경찰을 향해 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면서 충돌했다. 국가수비대 장갑차가 돌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일부 시민이 장갑차에 깔리기도 했다.

AFP통신은 보건당국을 인용해 군인 1명 등 총상자 2명을 포함해 최소 69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군사 지도자들의 구체적인 이탈 신호가 포착되지 않은 가운데 시위 중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이날 친정부·반정부 세력 간 무력충돌로 109명이 부상했으며, 아라구아주에서 시위에 참여했던 20대가 가슴에 총상을 입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과이도 지지한 군인들. [사진=연합]
과이도 지지한 군인들. [사진=연합]

친정부 시위대 또한 맞불 시위를 벌여 이날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혼란이 격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그들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전방위로 압박하며 마두로 퇴진을 촉구했다.

그러나 군이 대규모로 마두로 대통령에 등을 돌리고 과이도 의장 편에 서는 듯한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과이도 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각국의 지지를 받는 동안에도 마두로는 군 통제력을 잃지 않으며 굳게 자리를 지켜왔다.

AFP통신은 "지금으로서는 마두로의 강력한 군 장악력이 흔들린다는 신호는 없다"고 했고, AP통신도 "'자유 작전' 반란은 제한적인 군의 지지만 얻은 듯하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도 트위터에 군이 "강철같은 용기"를 보여줬다며 군 장악력이 끄떡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30일 저녁 국영방송에 나와 과이도가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베네수엘라를 폭력으로 채우려던 소규모 그룹을 패배로 이끈 여러분의 굳건함과 충성심, 용기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역자'들을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방송에서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과 함께한 모습도 보여줬다. 파드리노 장관은 앞서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야권에 협조해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는 마두로 충성파 3인' 중 한 명이라고 지목한 인물이다.

과이도 의장은 그러나 마두로의 연설 직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군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군을 향해 마두로 축출 노력을 이어갈 것을 거듭 촉구했다. 5월 1일로 예고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동참도 다시 한번 호소했다.

진압대와 시위대 충돌. [사진=연합]
진압대와 시위대 충돌. [사진=연합]

베네수엘라 비밀경찰(SEBIN) 수장은 '반마두로 선언'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토퍼 피게라 SEBIN 국장은 대국민 서한에서 그간 마두로에게 항상 충성을 다했지만 지금은 국가를 재건할 때가 됐다고 썼다.

그는 "부패가 만연해 많은 고위공직자가 스포츠처럼 그것(부패)을 실천한다"고 통탄하고 "우리의 아이들과 손자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 정치를 할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피게라는 지금까지 마두로 대통령에 반기를 든 정부 인사 중 최고위급이다.

과이도 의장은 1일 '베네수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가두시위'를 예고한 상태여서 군사 봉기 촉구에 이어질 시위가 마두로 퇴진운동에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연합]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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