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北관련 암호화폐 1억달러대 돈세탁 중국인 2명 기소·제재
미, 北관련 암호화폐 1억달러대 돈세탁 중국인 2명 기소·제재
  • 서재하 기자
  • 승인 2020.03.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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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수소송도 제기, 사이버 '제재회피 우회로' 차단…韓 가상화폐 유출사건 연루 지목
- 北 발사 후 발표, 러 석유회사는 제재 풀어줘…대북압박 속 제재해제도 이례적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미국 재무부는 2일(현지시간)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해킹그룹 라자루스와 연계된 중국인 2명을 기소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다만 러시아의 석유회사 및 그 자회사에 대해서는 북한 관련 제재를 해제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공교롭게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지 몇 시간 지나 이뤄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기소가 북미간 협상이 교착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공개됐다고 전했다.

워싱턴DC 연방검찰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과 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연계된 2018년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절취된 1억 달러(약 1,190억원) 이상의 암호화폐에 대한 돈세탁 혐의로 톈인인과 리자둥 등 중국 국적자 2명을 기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연방검찰은 보도자료에서 이들 중국인이 돈세탁 모의 및 미국 내 무허가 송금 사업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113개의 가상화폐 계좌 및 주소에 있던 관련 자산을 몰수하기 위한 민사소송도 워싱턴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이 중 일부는 이미 몰수됐다고 연방 검찰이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이번에 기소된 중국인들은 미국과 유엔의 제재대상이자 북한의 주요 정보당국인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해킹그룹인 라자루스 그룹과 연계된 인사들이다.

재무부는 지난해 9월 라자루스 등 해킹그룹 3곳을 제재하면서 2017년 12월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에도 라자루스 그룹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북한의 공범들은 지난 2018년 가상화폐 거래를 해킹, 2억5천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절취한 뒤 위조 사진과 허위 신분증 서류 등을 활용, 법집행 기관들의 자금 추적을 막기 위한 수백건의 자동화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세탁 과정을 거쳤다. 가상화폐 세탁 기간은 2017년 12월부터 2019년 4월이다.

세탁된 자금의 일부는 북한의 해킹 작전에 사용되는 인프라 비용에 충당됐다.

특히 북한의 공범자들은 2019년 11월 한국의 암호화폐거래소에서 발생한 4,850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 절취에도 연루돼 있다고 소장은 지목했다. 이를 두고 WSJ는 해당 암호화폐거래소가 업비트라고 언급했다.

업비트에서 58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 이더리움 34만여개가 익명계좌로 유출된 사건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연방검찰은 이번 수사는 연방수사국(FBI) 등 유관기관 공동으로 이뤄졌으며, 한국 경찰도 공조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기소가 북한의 암호화폐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한 미국에 의한 처음이자 대규모 집행 조치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도 이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사이버 범죄 조력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국제적인 금융 시스템을 보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자루스 그룹의 사이버 행위자들이 2018년 4월 절취한 2억5천만 달러 상당의 가상 화폐 규모는 같은 해 북한의 가상화폐 강탈 연간 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액수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톈인인은 140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도 추가 비트코인 구매를 위해 미리 지불된 애플 아이튠 기프트 카드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의 이날 조치는 제재 회피 우회로로 활용돼온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언론들은 보도했다.
    
재무부는 그러나 러시아독립 석유회사(IPCㆍIndependent Petroleum Company) 및 그 자회사 NNK프리모르네프테프로둑트(NNK-P) 등 2곳에 대해서는 목록에서 제외한다며 제재를 해제했다.

이들 기업은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인 지난 2017년 6월1일 제재 명단에 올랐었다. 당시 제재 대상에는 북한 인민군과 인민무력성, 국무위원회 등 북한 개인 4명 및 기관 10곳이 포함된 바 있다.

재무부는 IPC가 북한에 100만 달러 규모의 석유 제품을 실어날랐으나, 제재 단행 이후 그 모회사인 AOC가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동 중단을 분명히 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번 제재해제 조치와 관련, 재무부는 "미국의 제재는 영구적일 필요는 없다"며 "제재는 행동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은 북한 유관 당국 소속으로 지정된 인사들의 경우 북한의 제재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일을 중단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의미있는 조치를 한다면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 관련 제재를 풀어준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로, 제재가 영구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 관련 인사들에 대해서도 북한의 제재 회피 조력 중단을 전제로 추가 제재 해제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 관련 제재를 단행한 것은 지난 1월14일 북한의 해외 노동자 불법 송출과 관련, 북한의 기업과 중국 내 숙박시설을 겨냥한 제재를 가한지 한 달여만이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강력한 대북 경고·압박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으로 맞대응하면서도 강온을 병행, 북한의 추가 궤도이탈을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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