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0주년…마르지 않은 어머니 눈물
5·18민주화운동 40주년…마르지 않은 어머니 눈물
  • 서재하 기자
  • 승인 2020.05.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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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후항쟁 희생된 고(故) 이정연씨 모친 "40년 지나도 그립고 분하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희생자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희생자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월스트리트경제TV=서재하 기자] "정연아 보고 싶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에서 하얀 상복을 차려입은 구선악 씨의 탄식 섞인 외침이 터져 나왔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눈물은 40년이 지나도록 마르지 않았다.

아들 고(故) 이정연 씨의 묘비를 붙잡고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흐느끼던 구씨는 아들의 죽음이 또다시 기억나는 듯 "분통하다"며 울음 섞인 혼잣말을 여러 번 내뱉었다.

전남대학교 학생이던 이씨는 1980년 5월 27일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에 남은 시민군 중 하나로 계엄군의 최후 진압에 맞서다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씨는 5월 항쟁 당시 "부모 세대에서 무서워서 방치했던 잡초를 뽑으러 간다. 언젠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며 만류하는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고 시위에 동참했다.

그것이 어머니가 본 이씨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씨는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린 채 끝내 시신으로 돌아왔다.

망월동 공동묘지에서 발굴된 아들의 모습을 본 구씨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역사 왜곡이 이어지는 현 시점에서 생각하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사진과 영상으로 당시의 모습을 남겨놓지 못했다는 게 구씨의 한으로 남았다.

가족의 도움으로 겨우 시신을 수습한 구씨는 5월만 되면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 한 외국인 기자가 공개한 당시의 사진에 담긴 아들의 숨져있는 모습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구씨는 "사진을 보면 한쪽 발엔 운동화를, 다른 발엔 구두를 신고 있었다"며 "얼마나 급했으면 그런 모습으로 있었겠느냐"며 또다시 눈물을 훔쳤다.

그는 "너무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눈물이 나온다"며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오월만 되면 아들이 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5·18민주묘지에는 구씨 외에도 희생자를 참배하려는 유가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손수 만든 제사 음식과 소주를 올려두고 먼 산을 올려다보는 아버지와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묵념을 하는 유가족 등 각자의 모습으로 희생자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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