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이래도 되나? 안정규정 어기고 지연도 멋대로
코레일 이래도 되나? 안정규정 어기고 지연도 멋대로
  • 김다영 기자
  • 승인 2019.09.10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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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코레일 공익감사 청구 결과…감사원 "관제업무 철저히 하라"
-국토부 시행규칙 개정으로 열차 운전실 99% 이상 CCTV 설치 안돼
코레일 [사진=연합]
코레일 [사진=연합]

[월스트리트경제TV= 김다영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안전 규정과 다르게 철도 운행을 관리하고, 열차 운행 지연시간과 사유를 임의로 변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른 철도 사고의 배경에는 이런 철도 관련 기관들의 '안전 불감증'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 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한 '철도안전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인적 분야 8건, 시설 분야 12건, 차량 분야 10건, 안전관리체계 분야 8건 등 총 38건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

철도공사는 관제 업무를 하면서 안전보다 수송을 우선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지난 1월 14일 광명∼오송 구간을 시속 230㎞로 운행하던 고속열차에 상하 진동이 발생했는데도 규정에 따라 감속 운행하도록 하지 않고 도착 시간이 지연된다는 사유로 그대로 운행하도록 관제 지시를 했다.

또한 열차가 10분 이상 지연되면 국토부에 보고해야 하는데도 경영평가에 반영되는 정시율을 높이기 위해 지연시간을 임의 변경한 사례가 발견됐다.

지난 3월 28일 KTX 차량 고장으로 동대구역에서 10분 이상 열차가 지연되자 철도공사가 국토부 보고를 피하기 위해 '동력차 고장' 9분과 '여객 승하차 사유' 1분으로 지연시간과 사유를 임의 변경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철도공사는 열차 선로 작업자에 대한 안전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 이내 열차접근 정보를 알려주는 양방향 정보교환 시스템을 개발하고도 모바일 단말기를 철도공사 직원에게만 지급하고 선로 작업을 하는 외부업체 작업자에게는 지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철도공사 관제센터는 선로 작업자가 승인된 작업 시간 외에 KTX 선로에 출입하거나, 승인된 시간을 초과해 작업했는데도 이를 통제하지 않는 등 무단 선로 작업자에 대한 안전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공사는 열차 통행이 많은 서울역 등 370개 역에 열차 출발·도착 등을 담당하는 '로컬관제원'(올해 4월 기준 997명)을 지정하면서 철도교통관제사 자격증이 없어도 '2주 이상 신호취급 교육이수' 등의 요건만 갖추면 관제업무를 맡게 해 '부실 관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5시께 발생한 오송역 전차선 단전사고의 경우 철도공사는 복구에 2시간 정도 소요될 것을 예상해 신속히 승객을 대피시켜야 했는데 복구 예상 시간을 오판해 대피 결정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703명의 승객이 불 꺼진 열차 안에서 안내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3시간 20분간 갇혀 있었어야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밖에 철도공사가 기관사의 혈중알코올농도 관리를 수기로 하고 있어 허위 작성하더라도 사후 검증이 불가한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국토부는 사고 발생 시 상황 파악과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열차 운전실 안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철도안전법'이 2016년 1월 개정됐는데도 이 법의 취지와 다르게 대부분의 열차에 CCTV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도록 같은 법 시행규칙을 2017년 1월 개정했다.

그 결과, 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 등 19개 철도운영기관의 차량 중 99.5%가 CCTV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감사원은 "기존 운행정보기록장치로 열차의 가·감속, 제동 현황 등은 확인할 수 있으나 운전자의 과실 여부 등을 파악하는 한계가 있다"며 "운전실에 영상기록장치를 설치하도록 관련 시행규칙을 개정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철도시설공단은 올해 4월 현재까지 철도공사로부터 궤도 침하 등 34건의 하자에 대해 반복적으로 보수 요청을 받고도 최대 8년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열차 안전운전에 장기간 지장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철도공사의 안전관리체계 유지 여부를 정기 검사하는 교통안전공단은 철도공사가 하자발생 차량을 운행하거나 정비기준을 지키지 않는데도 2015년부터 4차례에 걸쳐 정기검사를 하면서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철도공사 사장에게 "국가철도 관제 업무를 철저히 수행하라"며 주의를 요구하고, 국토부 장관에게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오송역 전차선 단전사고 등 8건의 철도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국민 불안이 높아지자 국토부 장관과 철도공사 사장이 공익감사를 청구해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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