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검찰, '블랙아웃' 혐의 야당 지도자 수사
베네수엘라 검찰, '블랙아웃' 혐의 야당 지도자 수사
  • 서재하 기자
  • 승인 2019.03.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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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후안 가이도(왼쪽)와 마두로 대통령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후안 가이도(왼쪽)와 마두로 대통령

[월스트리트경제TV= 서재하 기자] 베네수엘라 검찰이 12일(현지시간) 자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에 관여한 혐의가 있다며 야당 지도자 후안 가이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타레크 사브 검사의 수사 착수 발표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TV로 중계된 대국민 메시지에서 "정의의 시간이 왔다. 정의는 베네수엘라 전기 시스템에 대한 공격의 배후가 될 것"이라고 말한 지 불과 몇 시간 후에 나왔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정전의 원인을 미국의 사이버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가이도가 미국의 후원을 받고 이번 정전을 공모했다며 들끓고 있는 국민의 비난 화살을 그에게 돌렸다.

사브 검사는 "우리는 가이도가 전력시스템의 공격에 관여한 혐의가 있어 새로운 수사를 시작했다"며 "이미 1월 검찰이 헌법을 방해하는 활동을 지휘하고 있는 혐의로 그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문제를 담당하는 미국 엘리어트 에이브럼스 특사는 12일 이번 수사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를 줄이기 위해 계획된 제재를 가했고 마두로 정권과 연계된 개인과 기업들을 목표로 점차 확대해가고 있다.

이번 대규모 정전은 전력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수력 발전소의 설비 불량, 일부를 담당하는 화력발전소의 기능 부전이 원인으로 보이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정전은 미국의 사이버 공격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TV 연설에서 "거의 복구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공격으로 변전소가 폭발했다"며  일방적으로 미국 트럼프 정부를 비난했다.

마두로 정권은 정전 원인에 대해 트위터에 트윗을 올린 유명한 기자(루이스 카를로스 디아스)를 구속하는 등 언론 탄압도 서슴치 않는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지난 7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은 대규모 단수까지 이어지고 있으나 12일 현재 전력과 급수면에서 부분적으로 복구된 상태다.

베네수엘라 호르헤 로드리게스 정보통신장관은 "이미 대부분의 전력은 복구됐으며 카라카스에서는 수도도 몇시간 이내에 정상화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한 야당 의원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정전사태의 감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204명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이민 관리들은 계속되는 정전 기간 동안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사촌과 그 사촌의 친척들 중 일부가 '참을 수 없는 더위'를 피해 콜롬비아로 입국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이민 관리들은 이들의 입국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가이도에 대한 수사 움직임은 마두로와 가이도가 각각 베네수엘라의 헌법상 대통령이라고 서로 주장하는 등 국내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23일 가이도가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이후 마두로를 연임시킨 선거는 '자유도 정의도 아니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그런 직후, 가이도의 재산은 동결되었고, 정부의 충성파들이 장악하고 있는 대법원은 가이도에 대한 여행 금지령까지 내렸다.

35세의 야당 지도자 가이도는 지지를 얻기 위해 지난 달 중남미 국가들을 순방하면서 여행 금지를 거부해 왔다.

가이도가 베네수엘라로 귀국하기 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야당 지도자에 대한 위협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마두로 정부에 경고한 바 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체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3월 4일 카라카스의 공항으로 입국했을 때 출입국 관리들로부터 오히려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주 베네수엘라에서 '상황 악화'로 모든 외교관들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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